한국과 일본에서 통산 2승을 거둔 박준원(33)은 지난해 최악의 골프를 경험했다. 어느 한 부분에 큰 문제가 있던 것은 아니지만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결국 박준원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시드를 잃고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로 돌아왔다. 그는 “이상할 정도로 골프가 안 풀렸다”며 “스윙이 흐트러지고 골프에 대한 자신감까지 떨어지면서 더 큰 혼란에 빠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준원은 고민 끝에 모든 걸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그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더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독하게 마음먹었다. 절치부심한 박준원은 가장 친한 동료인 김경태(33)와 함께 하와이로 날아가 1월말부터 3월초까지 5주간 맹훈련했다. 그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연습에 매진했다”며 “드라이버 샷 거리를 늘리기 위해서 스윙을 바꾸고 크로스핏을 하는 등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박준원이 다른 것보다 드라이버 샷 거리 늘리기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짧은 드라이버 샷 거리 때문에 매년 어려움을 겪었다”며 “코스 전장이 길어지고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드라이버 샷 거리를 반드시 늘려야 했다”고 말했다.
드라이버 샷 거리 늘리기 프로젝트에 돌입한 박준원은 가장 먼저 허리 회전에 집중했다. 그는 “임팩트 순간 왼쪽 허리를 더 많이 여는 동작을 연마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며 “이 동작으로 10야드 이상의 드라이버 거리 증가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여기에 박준원은 크로스핏까지 병행했다. 골프 선수들이 일반적으로 하는 골프 트레이닝이 아닌 크로스핏을 선택한 박준원은 “짧은 시간에 폭발적인 힘을 사용하는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 크로스핏을 하고 있다”며 “단순히 힘만 기르는 것이 아닌 순발력과 스윙에 필요한 근육을 키운 만큼 확실히 드라이버 샷 거리 증가의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비시즌 흘린 땀은 성적으로 나타났다. 박준원은 지난 7일 막을 내린 일본프로골프 2부 투어 개막전으로 열린 노빌컵 정상에 올랐다. 그는 “전지훈련 때 바꾼 새로운 스윙의 효과가 이렇게 빨리 나타날 줄 몰랐다”며 “이번 우승으로 거리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고 스윙에 대한 자신감을 찾게 된 만큼 올해 성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준원이 올 시즌 세운 목표는 ‘스스로 만족하는 골프’로 예상외로 특별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바닥을 경험한 만큼 올해 목표는 스스로 만족하는 골프를 하는 것”이라며 “스스로 만족하는 골프를 한다면 성적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준원은 오는 18일 경기도 포천시 대유 몽베르CC에서 열리는 개막전 제15회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을 시작으로 공식적인 2019 시즌 KPGA 코리안투어에 돌입한다. 그는 “개막전은 시즌 첫 출발을 알리는 동시에 겨울 훈련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인 만큼 신경이 더 쓰인다”며 “KPGA 코리안투어 복귀 후 치르는 첫 대회인 만큼 안정적인 출발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한 타, 한 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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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시 시작하는 박준원 "올 시즌 지켜봐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