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박성현(24)은 프로에 입문해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는 바람에 대형 신인에게 따라붙는 ‘슈퍼루키’라는 별명을 들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낯선 ‘슈퍼루키’라는 별명이 내내 따라다닐 전망이다. 무대를 한국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옮기면서 올 시즌 신인왕이 유력한 가장 주목받는 루키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현은 지난 201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서 7승을 거두며 다승왕을 필두로 상금왕 최저타수상 등 5관왕을 휩쓸어 자타공인 국내 최강자로 이름을 알렸다. 또한 틈틈이 초청선수로 참여한 LPGA투어 대회에서 엄청난 성적을 기록해 국내 최초로 상금만으로 LPGA투어 전 경기 출전권을 획득하는 엄청난 성과를 이뤄냈다. 3개 메이저 대회에 출전해 ‘에비앙 챔피언십’ 준우승, ‘US 여자 오픈’ 3위, ‘ANA 인스퍼레이션’ 6위 등을 기록했고 7번의 대회 출전에서 대부분 10위안에 이름을 올렸다. 현지 언론과 골프관계자들은 눈부신 성적을 안고 본격적으로 LPGA 데뷔 무대에 나서는 ‘슈퍼루키’에 관심을 쏟아내고 있다.미국 골프 전문매체 골프채널은 최근 2017년 지켜봐야 할 선수 15명을 선정해 발표하면서 박성현을 “LPGA 투어 대회에 7차례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상금 70만 달러(약 8억4000만원)를 벌어 2017시즌 LPGA 투어 출전권을 획득한 한국 투어 상금왕 출신 선수”라며 주요 선수로 거론했다. LPGA 투어 공식 홈페이지는 ‘새해 주목할 선수’로 꼽았다.

LPGA 투에서 뛰지도 않고 유일하게 세계랭킹 10위안에 든 선수라는 점만으로도 박성현의 ‘슈퍼루키’의 자격은 충분하다. 신인왕을 향한 전망은 밝은 편이다. 위협적인 경쟁자가 없다. LPGA 투어 Q스쿨에서 수석을 차지한 제이 마리 그린(미국)을 떠올릴 수 있지만 지난해 성적 부진으로 Q스쿨에 불려간 ‘재수생’이기 때문에 자격이 없다.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서 통산 5승을 올린 베테랑 멜리사 리드(잉글랜드)와 올해 일본여자오픈에서 최연소 우승을 일군 하타오카 나사(일본) 정도를 꼽을 수 있는데 여러모로 박성현의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지난해 말 일찌감치 미국으로 떠났던 박성현은 LPGA 투어에 대비한 쇼트 게임과 퍼팅 등을 연습하며 신인왕을 향한 발걸음을 시작했다. 9일 테일러메이드와 용품계약을 맺고 신무기(올 뉴 M2 드라이버)를 장착했다. 지난해 말 테스트 결과, 새로운 드라이버로 10∼15야드 이상의 거리 증가 효과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실전에서의 평균 비거리가 275야드 이상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정도면 LPGA 투어의 상위에 해당하며 대표 장타자인 렉시 톰슨(미국)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LPGA 투어의 코스는 전장이 긴 곳이 많아 장타자일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날개를 단 격이다. 가장 신경이 쓰였던 메인 스포서 계약도 발표만 남겨둔 상태다. 최순실 게이트의 영향으로 시장이 급랭했지만 명성에 걸맞는 국내 최고 수준의 대형계약이 이번주 성사될 것이란 소문이다.